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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 스페인과 K9 수출 본계약… 서유럽 첫 진출·기술이전 '득실' 교차

고종민 기자

입력 2026.09.01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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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스페인 방산기업 인드라(Indra Sistemas)와 K9 자주포 수출 실행 계약을 체결하며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서유럽 방산 시장의 빗장을 풀었다.

31일(현지시간)  미국 IT, 과학, 헬스케어, 산업·방산 기술(Defense Tech) 분야를 다루는 온라인 전용 디지털 뉴스 매체 테크타임즈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스페인 인드라와 K9 자주포 및 관련 체계 공급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약했다. K9 자주포는 북유럽과 동유럽을 넘어 서유럽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으며, 전 세계 11번째 운용국을 확보하게 됐다.

계약 금액과 수량 등 세부 사항은 경영상 비밀 유지 조항에 따라 공식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스페인 육군의 노후 M109 자주포 교체를 위한 포병 현대화 사업(총 45억 5,000만 유로 규모)의 일환으로 K9 자주포 128문 및 K10 탄약운반차 120문 등 최소 6600억 원에서 최대 1조 원 안팎의 규모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완제품 수출 넘어 '플랫폼 프로바이더'로 전환

이번 수출은 단순 완제품 직수출이 아닌, 스페인 현지 생산 및 기술 이전을 결합한 '플랫폼 프로바이더(Platform Provider)' 방식으로 추진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 차체 플랫폼과 핵심 무기체계 기술을 제공하며, 스페인 인드라가 자국 북부 히혼(Gijón) 공장에서 사격통제·통신 시스템 통합 및 최종 조립을 주도한다.

스페인 측은 시스템 설계 및 통합 권한(Design Authority)을 넘겨받아 자국군 요구사항을 독자적으로 반영하고, 자국 사양 파생형 모델을 개발해 제3국으로 수출할 수 있는 권리까지 협상 과정에서 요구해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유럽 방산 보호무역 장벽과 전략적 배경

이 같은 계약 구조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심화된 유럽 내 '방산 블록화(Defense Bloc)' 흐름과 맞물려 있다.

북태서양조약기구(NATO) 및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역내 방산업체 육성을 위해 비(非)유럽 무기체계의 단순 직수입을 경계하고, 자국 내 생산(Local Production)과 파격적인 기술 이전을 필수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현지 경쟁사인 산타바르바라 시스템즈 등 유럽 업체들의 거센 견제를 뚫고 서유럽 거점을 선점하기 위해 스페인의 '현지 생산 통제권' 요구를 전략적으로 수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 K-방산 밸류체인 및 글로벌 시장 영향

전문가들은 이번 계약이 K-방산의 글로벌 위상을 한 단계 높였다고 평가하면서도, 핵심 기술 통제권 유지라는 과제를 던졌다고 진단했다. 진입 장벽이 가장 높았던 서유럽 주요국에 K9을 안착시킴으로써 향후 영국 등 타 서유럽 국가의 차기 자주포 사업 협상에서 우월한 레퍼런스를 확보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스페인이 독자 설계권과 생산 주도권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스페인산 K9 파생형'이 중남미 등 제3국 시장에서 원조 한국산 K9과 직접 경쟁(Cannibalization)할 리스크도 상존한다.

아울러 현지화 비율 상향에 따라 국내 중소 부품 협력사들의 직접적인 부품 납품 수혜 폭이 제한될 수 있어, 사격통제 핵심 알고리즘과 엔진 제어 등 복제 불가능한 '블랙박스 기술(Black-box Tech)'의 철저한 보안 통제 및 원천 지식재산권(IP) 관리가 향후 과제로 지목된다. 아직 관련 내용이 비공개인 만큼 추후 항법·엔진·핵심 사통 소프트웨어 등 대체 불가능한 '블랙박스 기술'은 철저히 내재화해 통제력을 유지하는 고도화된 협상력이 필수적이라는 평가다.

고종민 기자 kjm@finance-scop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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