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봇 솔루션 기업 클로봇이 대형 물류 SI 기업인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이하 DLS)을 인수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아우르는 글로벌 물류 자동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다.
클로봇이 두산그룹 계열 DLS 인수를 추진한다. 클로봇은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며, 현재 실사 및 본계약 체결 등 후속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번 인수는 물류 자동화 전 과정을 단일 플랫폼으로 제공하기 위해 추진된다.
클로봇은 2017년 설립된 로봇 소프트웨어 전문기업이다. 핵심 솔루션은 이기종 로봇 관제 플랫폼 'CROMS'와 범용 자율주행 솔루션 'CHAMELEON'이다. 인수 대상인 DLS는 대형 물류센터의 설계·시공·장비 설치부터 WMS(창고관리시스템), WCS(창고제어시스템) 등 운영 소프트웨어 구축을 담당한다.
인수가 완료되면 DLS가 물류센터를 설계 및 시공하고, WMS로 재고와 입출고를 관리하며, WCS로 컨베이어와 소터 등 물류 장비를 제어한다. 그 위에 클로봇의 CROMS가 이기종 로봇들을 통합 관제하고, CHAMELEON이 개별 로봇의 자율주행을 담당하는 구조다.
클로봇은 DLS 인수를 통해 대기업 수주 시장 진입 장벽을 돌파할 계획이다. 물류센터 설계부터 장비 설치, WMS, WCS, 로봇 관제까지 단일 계약으로 턴키(Turn-key) 납품이 가능해져 수주 규모와 이익률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 또한 DLS 물류 현장의 실전 데이터를 독점 확보함으로써 AI 정확도를 높이고 차별화된 수주 제안이 가능해진다.
클로봇은 설비 납품 후 고객 접점이 끊어지는 전통 물류 SI 모델에서 벗어나, 소프트웨어가 현장에 영구 내장된 뒤 운영 및 업데이트 비용이 구독 형태의 반복 매출로 이어지는 플랫폼 모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턴키 수주 확보, 소프트웨어 구독 매출 전환, 데이터 플라이휠 가동이라는 단계적 수익 구조 전환 로드맵을 제시했다. 회사 측은 월마트(Walmart) 등 대형 유통사의 물류 창고 자동화를 수주한 심보틱(Symbotic·NASDAQ: SYM)을 대표 사례로 들었다. 심보틱은 2022년 나스닥에 상장한 뒤 시가총액이 한때 200억달러(약 27조원)를 넘어섰다.
최근 약 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주식 희석, PMI 리스크, 단기 수익성 지연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미국 스킬드 AI(Skild AI)가 14억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투자 유치 후 지브라 테크놀로지스(Zebra Technologies)의 로보틱스 자동화 사업부와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 '시메트리(Symmetry)'를 인수한 선례를 들며, 소프트웨어와 현장 역량 결합에 수반되는 대규모 자금 조달은 업계의 일반적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클로봇의 실적은 개선 추세다. 매출은 210억원(FY22)에서 414억1000만원(FY25)으로 연평균 25.4%(CAGR) 성장했다. 영업적자는 74억9000만원(FY24)에서 31억8000만원(FY25)으로 57.5% 축소됐으며, 당기순손실도 67억3000만원에서 21억5000만원으로 68.1% 줄었다. 회사 측은 DLS 인수 효과가 본격 반영되면 연결 매출 규모가 한 단계 도약하고 이익률 개선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창구 클로봇 대표이사는 "클로봇은 기술과 운영 역량을 결합해 실제 산업 현장에서 사업 모델을 검증해왔다"며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물류센터 전체를 설계하고 제어하는 플랫폼을 갖추게 되며, 그 성과가 주주가치로 이어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북미 시장을 중심으로 서비스·물류 영역에 먼저 진입한 뒤 제조·산업 자동화 영역으로 확장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클로봇은 이번 인수 추진을 기점으로 'Chapter 2' 전략을 본격 가동한다. 국내 물류 턴키 시장 공략을 발판 삼아 향후 5년 내 글로벌 로봇 솔루션 시장에서 유의미한 입지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